작성자 president 작성일 2007-11-10 조회수 153
경제·정책 ‘실종’… 이념·지역 ‘부상’
9일 대선(12월19일)을 40일 앞두고 ‘이념’과 ‘지역’문제가 대선의 핵심 화두로 급부상했다. 이에 따라 대선에서 경제와 정책 이슈가 실종되고 치열한 정치권 구도와 세싸움만 난무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같은 대선 지형의 급변은 전통보수를 기치로 출마한 이회창 전 총재의 후폭풍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 전 총재의 출마로 대선 주자의 이념과 지역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이 전 총재는 보수층과 영남을 놓고 전쟁을 벌이고 있고, 중도영역을 둘러싼 이 후보와 정동영(대통합민주신당)·이인제(민주당)·문국현(창조한국당) 후보의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정 후보와 이인제 후보는 호남을 둘러싸고, 이명박 후보와 이인제 후보는 충청의 패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이 전 총재는 9일 서해교전 전사자 고(故) 황도현 중사의 유가족을 찾아 “정치 지도자들이 국가에 충성한 사람들에 대해 위로는 못할 망정 마음을 아프게 한 게 많았다”며 “국가를 위해 일하신 분들이 충분한 보상과 존경을 받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의 이같은 행보는 출마 이유로 내세운 ‘국가정체성 확립’과 ‘확고한 대북관 확립’을 강조해 ‘보수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전날 재향군인회 초청강연회 연설에서 “정치발전과 경제성장도 안보가 없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며 “대통령 후보로서 저는 군과 국민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안보관과 대북관을 공격한 이 전 총재에 대한 반격인 셈이다.
정동영 신당 후보는 이날 서울 소공동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선진화포럼(이사장 남덕우 전 국무총리) 초청 특강에서 “한미동맹은 통일 후에도 중요하다. 중국과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역할을 확대하려 할 것이지만 미국은 영토에 대한 욕심이 없다”며 “한미동맹은 우리에게 중요한 자산”이라고 했다. 안보분야에서 ‘좌클릭’됐다는 지적을 불식시키기 위한 ‘우향우’ 행보로 판단된다.
이 후보가 우클릭할 상황을 노려 중도영역을 확보하려는 셈법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한귀영 실장은 “이 전 총재가 20%가량의 지지율을 보이는 것은 이명박 후보에 대한 강경보수층의 반발과 종전협정 논의 등 냉전보수세력의 조직적 저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특정지역과 연계된 경향이 강해 이념전쟁은 지역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 전 총재 출마 전에는 호남 대 비호남 대결이었으나 지금은 비호남의 분화가 발생했다”며 “이 후보와 이 전 총재가 대구·경북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부산과 경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이번 대선에서 지역주의라는 말의 사용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대선이 이념과 지역 대결 양상을 띠면서 대선 후보들의 정책이나 경제에 대한 관심도 크게 떨어져 이번 대선에서 ‘민생’이 실종됐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유병권·권은중·이현미기자 ybk@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 munhw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작성자 president 작성일 2007-11-10 조회수 153
경제·정책 ‘실종’… 이념·지역 ‘부상’
9일 대선(12월19일)을 40일 앞두고 ‘이념’과 ‘지역’문제가 대선의 핵심 화두로 급부상했다. 이에 따라 대선에서 경제와 정책 이슈가 실종되고 치열한 정치권 구도와 세싸움만 난무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같은 대선 지형의 급변은 전통보수를 기치로 출마한 이회창 전 총재의 후폭풍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 전 총재의 출마로 대선 주자의 이념과 지역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이 전 총재는 보수층과 영남을 놓고 전쟁을 벌이고 있고, 중도영역을 둘러싼 이 후보와 정동영(대통합민주신당)·이인제(민주당)·문국현(창조한국당) 후보의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정 후보와 이인제 후보는 호남을 둘러싸고, 이명박 후보와 이인제 후보는 충청의 패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이 전 총재는 9일 서해교전 전사자 고(故) 황도현 중사의 유가족을 찾아 “정치 지도자들이 국가에 충성한 사람들에 대해 위로는 못할 망정 마음을 아프게 한 게 많았다”며 “국가를 위해 일하신 분들이 충분한 보상과 존경을 받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의 이같은 행보는 출마 이유로 내세운 ‘국가정체성 확립’과 ‘확고한 대북관 확립’을 강조해 ‘보수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전날 재향군인회 초청강연회 연설에서 “정치발전과 경제성장도 안보가 없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며 “대통령 후보로서 저는 군과 국민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안보관과 대북관을 공격한 이 전 총재에 대한 반격인 셈이다.
정동영 신당 후보는 이날 서울 소공동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선진화포럼(이사장 남덕우 전 국무총리) 초청 특강에서 “한미동맹은 통일 후에도 중요하다. 중국과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역할을 확대하려 할 것이지만 미국은 영토에 대한 욕심이 없다”며 “한미동맹은 우리에게 중요한 자산”이라고 했다. 안보분야에서 ‘좌클릭’됐다는 지적을 불식시키기 위한 ‘우향우’ 행보로 판단된다.
이 후보가 우클릭할 상황을 노려 중도영역을 확보하려는 셈법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한귀영 실장은 “이 전 총재가 20%가량의 지지율을 보이는 것은 이명박 후보에 대한 강경보수층의 반발과 종전협정 논의 등 냉전보수세력의 조직적 저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특정지역과 연계된 경향이 강해 이념전쟁은 지역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 전 총재 출마 전에는 호남 대 비호남 대결이었으나 지금은 비호남의 분화가 발생했다”며 “이 후보와 이 전 총재가 대구·경북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부산과 경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이번 대선에서 지역주의라는 말의 사용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대선이 이념과 지역 대결 양상을 띠면서 대선 후보들의 정책이나 경제에 대한 관심도 크게 떨어져 이번 대선에서 ‘민생’이 실종됐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유병권·권은중·이현미기자 ybk@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 munhw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